프랑스를 대표하는 크래프트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샬롯 페리앙(Charlotte Perriand).
1903년에 태어난 그녀는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
포토그래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하고도 출중한 능력을 가졌지만
1930~70년대의 사회적 분위기는 남성우월 중심
이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현대 건축 디자인의 선구자로 알려진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사무실로 찾아가
입사를 제안할 정도로 당돌하기도 했던 그녀는
처음 그와의 만남에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입사를 거절당한 적도 있는데요.
뒤늦게 샬롯의 실력을 인정한 르 코르뷔지에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하면서
이 둘의 협력은 디자인 역사에 오래 남을
수많은 일화와 눈부신 결과물을 이뤄냅니다.
그림을 잘 그리고 손재주가 좋았던 샬롯은
디자인 학교를 다니며 기초 지식을 쌓은 뒤
바로 현업으로 뛰어든 시대적
현대 여성상의 표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부장적인 제도가 팽배한 사회의 선입견에서
탈피해 일하는 여성의 당당함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죠.
단순히 인테리어의 아름다움만을 추구하지 않고
실용성과 편리함을 동시에 고민했던 샬롯은
사진을 찍으며 영감을 기록하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의자는 켜켜이 쌓을 수 있었고
납작하고 낮은 바위는 비좁은 프랑스
여자 기숙사의 티테이블이 되었죠.
이외에도 샬롯은 크롬 파이프, 가죽 쿠션으로 마감한
박스 형태의 클럽 체어, 셰이즈 롱(Chaise Longue)이라
불리는 몸 전체를 뉘일 수 있는 (당시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 의자를 디자인한 것으로 너무나도 유명합니다.
100년이 지나도 세련된 스타일과 실용성으로
대변되는 샬롯의 가구와 건축은 지금도 여전히
인테리어를 공부하는 이들의 귀중한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