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디자이너가 아닌 재단사라고 소개하는
에밀리오 푸치(Emilio Pucci).
천재적인 패브릭 디자이너로도 유명한 그는
크루즈 룩에 자주 선보이는 카프리 팬츠를
최초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소재와 무늬를 중요하게 여겼던 그는
1914년생으로 시대의 격변기를 두루 관통했지만,
유서 깊은 이탈리아 귀족 출신이었던 만큼
풍족한 자원을 마음껏 누리며 지냈죠.
고등학교를 마친 다음에는 부모님의 권유로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습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한 에밀리오는 대학 내
스키팀 주장으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그때 팀원을 위해 스키복을 직접 디자인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은 20세기를 수놓은
주요한 디자이너로 손꼽히고 있죠.
에밀리오는 돈 걱정 없이 가문이 물려준 재산만으로
충분히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기회 대신
이탈리아 출신의 디자이너로
미국 시장을 점령하는 모험에 도전하게 되는데요.
1949년 에밀리오 부티크 오픈을 시작으로
미국 내 주요 백화점 고객들이 열광하는
디자인과 촉감을 갖춘 멋진 의상들을 발표합니다.
열렬한 여행가이기도 했던 그는
각 나라를 돌아보며 받은 영감, 음악, 예술작품,
자신의 기억, 심지어 종료 등의 창작 요소들을 결합해
주도적으로 멋진 패브릭을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그는 10가지 이상의 색을
이용해 패턴을 복잡하게 그렸고,
이후에는 500개의 다른 색감으로
실험과 연구를 반복했다고 해요.
덕분에 에밀리오의 옷을 보면
밋밋한 옷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죠.
때로는 어지럽게도 보이지만 바로 이점이
미국 상류층 여성들을 사로잡은
독특함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외, 실크 저지나 패브릭을 혼방한 직물을
개발하는 등 소재 개발에도 큰 관심을 보인
에밀리오는 1950, 60년 제트족(Jet-set)의 유행과
맞물려 대성공을 거두었답니다.
오늘날 푸치의 패션 하우스는 여성 기성복과 수영복,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아동복 라인과
라이프스타일 아이템 제작에 집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