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미술(Land Art) 혹은 환경미술(Environment Art)의 대가로 알려진
크리스토 블라디미로프 자바체프(Christo Vladimirov Javacheff)와
잔클로드 드냇 드 기본(Jeanne-Claude Denat de Guillebon)은
1935년 6월 13일 각각 불가리아와 모나코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들은 1958년 파리에서 운명적으로 만나
1962년에 결혼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크리스토와 잔클로드는
자신의 이름을 합쳐 공동 아티스트로 활동하게 되는데,
초기에는 단순한 포장예술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답니다.
포장이 예술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의심이 들 수 있는데,
이 또한 개념예술(Conceptional Art)의 분야로
정착되고 있다는 사실. 이렇듯, 크리스토와 잔클로드는
책이나 유리병 같은 작은 오브제부터 사람과 커다란 조각상,
의자, 오토바이 같은 커다란 물체까지도 끈과 캔버스,
패브릭, 플라스틱 등의 소재로 아름다운 포장 작품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커플의 첫 번째 전시는 1961년 독일 퀼른에서 열렸는데요.
이들은 포장예술을 비롯해 3가지 형태의 설치미술을 선보였습니다.
이듬해 파리에서 크리스토는 자신의 첫 개인 전시를 개최했고,
잔클로드와 함께 <Iron Curtain>이란 주제로,
240여 개의 통으로 거리 일대를 모두 막아버리는 작업을 감행하죠.
이는 베를린 장벽을 의미하는 서사적인 의도로 기획되었는데,
전 세계 미술평론가의 주목을 받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크리스토와 잔클로드의 작품은 스케일을 늘려가며
과감한 설치 작품을 이어 나갑니다. 장소의 제약이 워낙 심한 탓에
때때로 공공기관이나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힐 때도 있었지만
그들을 지지하는 후원자에 의해 오랜 시간에 걸쳐
웅장한 결과물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1970년대 미국 콜로라도 계곡에 커튼을 드리운 <Valley Curtain>,
1980년대 마이애미에 설치한 <Surrounded Islands>,
20년 넘게 걸려 1995년에 완성한 <Berlin> 등이 있습니다.
2009년 잔클로드가 사망한 뒤에도 크리스토는 그녀의 뜻을
받들어 혼자 꾸준히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했는데요.
2016년, <Floating Piers>이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1970년에 잔클로드와 생각한 아이디어가 46년 만에 실현된 순간이었습니다.
약 7만 평방미터의 이탈리아 이세오(Iseo) 호수에 22만6천 개의
고밀도 폴리에틸렌 큐브를 넣고, 이를 노란 천으로 덮어
섬과 섬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만든 구조물이었는데,
당시 유럽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었답니다.